천연보석에 대한 인식이 매우 경직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시장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희귀보석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무모하고 쓸데없는 짓 같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지난 10여년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나름대로 천연보석의 저변을 넓히고 관심을 높이는데 소기의 성과를 가졌왔다.

초창기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자수정, 토파즈, 페리도트, 시트린 등 매우 극소수의 스톤만이 통용되던 시절에서 벗어나 그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핑크 사파이어, 옐로우 사파이어, 탄자나이트, 루벨라이트, 스페서타이트, 아콰마린 등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돌라이트, 그린 토멀린, 쿤자이트, 차보라이트, 블루 지르콘, 스피넬, 크롬다이옵사이드 등 점차 사용되는 보석의 종류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사진1. 다양한 종류의 변종 보석들. 위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에메랄드 색상의 그린 지르콘, 오렌지 핑크 사파이어 변종인 파파라차 사파이어, 옐로우 그린 색상의 스포듀민 변종 히데나이트(Hiddenite), 래브라도라이트 펠드스파의 오렌지 색상 변종인 안데신(Andesin), 파이로프-스페서타이트 혼합 변종인 말라이아(Malaya) 가넷, 오렌지 색상 변종인 헤소나이트 가넷, 안드로다이트 가넷의 그린 색상 변종인 데만토이드, 화이트 지르콘

귀경은 지난 2년 동안 본지에 ‘Gem Profile’이란 코너를 통해 이러한 보석들을 소개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천연보석의 사용은 철저하게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보석에 대한 지식 없이는 접근하기가 곤란하고 더욱이 희귀보석까지 접근하기에는 가격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보석을 보는 심미감, 색상에 대한 내공까지 겸비해야만 희귀보석을 다룰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된다.

또한 파라이바(Paraiba) 토멀린이나 임페리얼 토파즈, 차보라이트, 데만토이드, 파파라차 사파이어와 같은 희귀보석들은 루비나 블루 사파이어, 에메랄드 못지 않게 고가이기도 하고 유통되는 양도 매우 적어 일반 사람이라면 접근하기가 곤란한 점도 있다.

사진 2. 레드 베릴 원석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보석의 스펙트럼을 최대한 넓혀 놓아야만 경직된 사고와 편식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 다룰 희귀한 변종들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다루었던 종(Species)과 변종(Variety)의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 베릴(Beryl)이라는 종에는 에메랄드와 아콰마린과 같이 유명한 변종들이 있는가 하면 레드 베릴과 같이 희귀한 변종들도 있다. 이 같은 변종들은 보통 화학적, 물리적인 특성은 같지만 색상의 차이로 구분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커런덤(Corundum) 종이다. 커런덤에는 대표적인 변종으로 루비와 사파이어가 있다. 커런덤 중에서 적색은 루비로 명명되며, 그 밖의 모든 색상은 사파이어로 명명된다. 사파이어는 블루, 핑크, 퍼플, 옐로우, 그린 등의 색상으로 불리지만 오렌지-핑크색상은 별도로 파파라차 사파이어라고 부른다.

스포듀민의 가장 흔한 변종인 쿤자이트는 핑크색상을 띠고 있다. 하지만 드물게 생산되는 황록색의 변종은 히데나이트라고 불린다. 래브라도라이트 펠드스파(장석)에는 다양한 변종들이 존재하지만 최근에 발견된 구리성분을 지닌 적색 변종은 안데신(Andesin)으로 불린다. 또한 지르콘하면 통상 블루 지르콘을 연상하지만 지르콘에는 옐로우 지르콘과 브라운 지르콘, 퍼플 지르콘, 레드 지르콘, 오렌지 지르콘, 화이트 지르콘 등이 있으며 아주 드물게 그린 지르콘도 존재한다.

보석 중 가장 종과 변종이 많아 그룹으로 명명되고 있는 가넷 그룹(Group)에는 알만다이트, 로돌라이트, 스페서타이트, 헤소나이트 가넷 등과 같이 흔한 가넷도 존재하지만 안드로다이트 가넷의 데만토이드 변종과 그로슐라 가넷의 차보라이트 변종 등과 같이 녹색의 희귀한 변종들도 존재하며, 파이로프 가넷과 스페서타이트 가넷의 특성을 절반씩 닮은 말라이아(Malaya) 가넷 등도 드물게 발견된다.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