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장기호 (주)다비스다이아몬드 부사장 -

다이아몬드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경제 상황부터 먼저 살펴봐야 한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살피고 2022년 주얼리 시장을 돌아본 후에 그나마 조심스럽게 2023년 다이아몬드 시장을 전망할 수 있을 듯하다.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에서 2022년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까지 시작되자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공급 가격이 많이 올랐다. 또한 미국의 금리는 최근 15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며 통화 긴축은 계속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2%, 한국은 1.8%로 성장세가 둔화됨을 예측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거의 비슷한 수치의 경제 성장률을 예상한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우리나라보다 1~2분기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경기 저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한다고 하면, 우리나라는 하반기 즈음 경기 저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제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질 것이기에 다이아몬드 시장 역시 많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아주 좋아지거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종식되는 등 세계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생겨난다면 현재 예상되는 2023년의 경제 상황보다는 크게 개선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다이아몬드 시장 전망도 지금보다는 많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2022년 다이아몬드 시장 (키워드: 가격 상승, 다양한 품목 확대와 양극화)

2022년엔 해외 원석 시장의 공급 불안으로 다이아몬드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의 다이아몬드 원석 공급이 중단된 탓일 것이다. 더불어 미국 중심의 서방 국가들이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가하며 시작된 다이아몬드 제재는 다이아몬드 원석 및 나석의 공급 문제를 키우며 다이아몬드의 가격을 많이 올려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긴축 기조와 함께 금리가 인상되고 환율까지 오르면서 다이아몬드 가격은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던 한 해였다. 최근 환율이 일부분 내려가면서 다이아몬드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찾고 있는 것이 그나마 나아진 상황이다.

국내 다이아몬드 시장도 해외 다이아몬드 시장의 가격 변동에 따라 크게 출렁거렸다. 특히나 국내 다이아몬드를 유통하는 도소매 업체들은 처음 겪는 큰 가격의 변동성에 힘들어하기도 했다.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다이아몬드 품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이아몬드 원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주얼리 업체들을 중심으로 중저가 품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작은 크기와 낮은 품질 등 다양한 품목으로 수요가 확대되었다. 한편으로는 파인 주얼리에 사용되는 고품질 다이아몬드의 수요가 증가하기도 했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음에도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고품질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중간 가격의 다이아몬드는 수요가 줄어들며 양극화되는 현상이 생긴 셈이다. 또한 다이아몬드 주얼리는 1부 품목과 그보다 작은 사이즈를 테니스 팔찌와 목걸이 등으로 세팅해 판매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다이아몬드 나석으로 유통되는 전체 양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다이아몬드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전과는 다른 다이아몬드 시장의 모습이었다.

2023년 다이아몬드 시장 전망 (키워드: 가격의 하향 안정, 중저가·고품질 품목 선호, 컬러 다이아몬드 비중 확대)

과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2023년 다이아몬드 시장 전망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다. 가격의 방향성을 알아야 내년 다이아몬드 주얼리 상품의 기획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결정되는 요인 중에 단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다이아몬드의 수요와 공급 상황이다. 2022년 러시아와의 원석 공급이 중단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던 것처럼 공급은 가격에 주는 영향이 아주 크다.

2023년에는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심리 하락으로 점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석 공급이 중단되었던 것들을 일부 상쇄하며, 수요와 공급의 곡선이 가격 하향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상황 또한 안정적으로 내림세를 유지해 준다면 가격은 더욱 약보합세가 될 것이다. 국내 다이아몬드 시장 또한 해외 시장의 가격 흐름에 따라 하향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다이아몬드를 품목별로 구분하면 중저가 품목의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아이템을 구상하려는 시도로 중저가 품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말하자면 중저가로 구성할 수 있는 품목은 다이아몬드 4C를 기준으로 중량, 컬러, 클래리티, 컷에서 작거나 낮은 등급을 사용하고 컬러 다이아몬드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단, 낮은 품질을 사용할 때는 상품의 완성도를 확인하고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2023년에는 고객의 니즈가 보다 세분화되고 양극화된 소비의 영향으로 고품질 품목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2022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의 다이아몬드는 고가로 구성됐음에도 수요가 늘어났는데, 내년에도 역시 다이아몬드 주얼리 상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고품질 다이아몬드의 소비는 늘어날 것이다. 더불어 고품질 멜리 사이즈의 수요도 높을 것이고, 1부 이상의 품목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자 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컬러 다이아몬드의 비중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둔화됐을 때는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이 컬러에 대한 반응이 높아지는 심리를 보인다고 한다. 가격 면에서 화이트 컬러 다이아몬드보다 경쟁력이 있고,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컬러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주얼리 상품을 준비해 2023년을 대비하는 것도 좋겠다.

내년에도 주얼리 시장을 헤쳐나가기 쉽지 않을 것임을 주변 상황들이 보여주고 있다. 이런 때에는 수익 증대 방안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또한 기존의 아이템과 판매 방식으로 한계가 드러날 때에는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강점과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품목과 가격대에 대한 디테일한 검토를 거친 후,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만 있다면 부가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한 가지 기억할 것은 다이아몬드 주얼리가 많은 다이아몬드를 활용하거나 크고 고가의 다이아몬드를 사용하는 것을 꼭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고 중저가인 소량의 다이아몬드를 활용하고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이아몬드 주얼리가 많다는 것이다. 주위를 주의 깊게 둘러보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시작해보자.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맞이해야 하는 2023년이다. 어떤 변화가 눈앞에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어렵다고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다이아몬드 시장은 도전해 볼 만한 시장일 수 있다. 시간을 되돌아보면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던 코로나 팬데믹도 잘 이겨냈던 우리이기에 2023년도 무사히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에 민감한 주얼리 시장에서 그 무엇과도 경쟁할 수 없는 역량을 가지고 모두가 다 같이 도전하고, 또 이겨내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